

이삿짐 싸는 걸 도우러 온 방. 바닥은 반만 정리되어 있고, 테이프를 붙인 채인 상자가 쌓여 있다. 어디부터 손댈지,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를 작업하며 정해 간다.
함께할 사람 — 원하는 상대와
다른 이야기

시계방 문을 닫은 뒤미라와 함께수십 개의 시계가, 조금씩 어긋난 소리로 울리고 있다.
비 오는 날의 약속린과 함께우산을 챙겨 온 건, 둘 중 한 사람뿐이었다.
폐관 후의 수장고미오와 함께어제까지 걸려 있던 그림의 명패 하나가, 바뀌어 있다.
새벽 전의 정비소아카네와 함께아직 어두운 항구의 바람과, 기름 냄새와, 좀 도우라는 목소리.
새벽 두 시의 편의점아오이와 함께계산대 너머의 점원은, 어째서인지 쥘부채를 찾고 있다.
폐원 후의 온실유즈와 함께폐원을 알리는 차임이 울려도, 유리에는 빗소리가 남아 있었다.
문 닫은 가게의 늦은 한 끼카이와 함께불을 끈 주방에서, 한 사람 몫을 더 만든 접시.
일요일 아침의 강변히나와 함께한 명이 모자라. 우익수, 맡아 줄 수 있어?
잘못 탄 열차원하는 상대와이야기하며 탄 열차가, 반대 방향이었다.
빌린 부엌원하는 상대와남의 집 부엌에서, 도구가 어디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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